건강정보 익스프레스

저산증이 원인이 되는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 포스팅을 했었죠. 최근에 저는 식도염뿐 아니라, 위트와 장트까지 모두 동반한 총체적인 위장 난리통을 겪고 있습니다. 포스팅하는 것마저 힘들어 며칠 쉬었네요. 참다 못해 결국 위산 억제제를 다시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장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게 급선무라서요. 한 번의 과식이 부른 참사인데요. 여러분 다시 한번 강조 드리지만 소식만이 살 길이고요 어쨌거나 저처럼 소화기 문제의 근본 원인이 위산과다가 아닌 저산증인 경우, 위산 억제제의 사용은 가능하면 단기화하는 것이 좋겠죠. 

 

1. 위산과다? 위산저하? 어떻게 구별할까?

- 공복에 속이 쓰리다가 밥을 먹고 나서 통증이 줄어들면 위산과다, 반대로 식후에 통증이 더 심해지면 위산저하다. 

- 식후에(심지어 어떤 이는 식전에) 식초를 몇 숟가락 먹어 봤을 때 속이 쓰리지 않고 소화가 잘 되면 위산저하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위산과다여도 당장 염증이 있는 상태라면 식후에도 속이 쓰릴 수 있고,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이용한 실험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밖에 음식이 목에 걸린 것 같다든가, 계속 트림이 올라오고 더부룩한 느낌이 드는 등등, 증상 면에서 둘은 실제 별 차이가 없는데요. 

그렇다면 위산과다, 위산과소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위산의 산도를 측정하는 검사가 있다곤 하지만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권유하는 의사를 만나본 적도 없습니다. 그보다 비교적 저렴, 간편하면서 신뢰할 만한 것은 베타인 HCL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2. 베타인, 네 정체가 뭐야?

베타인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계실 거라 짐작하는데요. 생소한 분들도 계실 테니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이름을 밝혀라

일단 베타인은 이름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제품을 구매하려고 검색을 하다 보면 제품명이 제각각 달리 적혀 있어서 뭔가 성분이 다른가 보다 생각하셨을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베타인, 트리메틸글리신(trimethylglycin), TMG 다 같은 걸 말합니다.
베타인에 염산염을 붙여놓은 것을 베타인 염산염, 
베타인 하이드로클로라이드(hydrochloride), 베타인 HCL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표기하는데 역시 다 같은 거고요. 베타인 HCl는 뭐냐고 간혹 궁금해하시는데, I가 아니고 L을 소문자로 적은 겁니다. 

메틸기가 3개(tri) 붙은 글리신아미노산/트리-메틸-글리신

 

(2) 베타인의 성분은?

베타인은 아미노산입니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기본 구성 단위로서 동식물에 널리 분포합니다. 구기자 아시죠? 간혹 한식 요리를 하시는 분들께서 이 구기자를 여기저기 양념처럼 사용하시기도 하는데요. 이유는 구기자에 베타인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미노산이니 요리에 사용하면 감칠맛이 풍부해지겠죠? 베타인은 이밖에도 현미, 호밀, 퀴노아 같은 통곡물과 시금치, 무, 비트 등의 채소, 새우와 조개 등 일부 해산물과 소고기에도 들어 있습니다. 하루에 음식을 통해서 섭취하는 베타인은 대략 200~400mg입니다. 치료 목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을 이용하고요. 

 

(3) 베타인, 왜 챙겨 먹는 건데?

베타인은 보통 이담 작용을 하는 물질로 더 잘 알려져 있죠. 위에서 구기자 이야기를 했는데요. 제가 어릴 땐 구기자가 눈 건강에 좋다고 차로 끓여 물처럼 마시는 집이 많았습니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시력이 떨어진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베타인은 간장약 구성 성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또 심혈관 건강 개선이나 체지방 감소 등의 목적으로 찾는 분들도 많은데, 이건 나중에 베타인에 대해서 따로 자세하게 포스팅을 해 보도록 하고요. 오늘은 소화 보조제로서의 용도와 사용법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3. 위산 보충제로서의 베타인 HCL

위산을 보충하여 소화를 돕는 용도로는 베타인 염산염, 베타인 HCL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염산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좀 의아하죠. 보통 염산은 산도가 높은 강산이라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심지어 웬만한 금속도 녹여 버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염산은 위액의 주요 성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우리의 위장은 이런 강산을 이겨내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 있는 상태죠. 사람이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는 순간 이미 위액의 분비가 시작되고, 음식이 들어오기도 전에 위의 내벽은 염산으로 인한 부식을 대비해 점액으로 보호벽을 칩니다. 따라서 베타인 HCL은 반드시 식사를 한 술이라도 뜨신 후에 복용해야 합니다. 식사와 함께 베타인 HCL을 복용하면 위 속의 pH가 빠른 속도로 낮아지며 음식물 소화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4.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하나?

검색을 해 보시면 베타인 HCL with pepsin이라는 제품이 많이 보이실 거예요. 대부분의 경우 이걸 선택하시면 됩니다. 펩신은 단백질을 잘게 분해하는 효소로, 펩시노겐이 염산을 만나 활성화된 형태입니다. 따라서 위액이 부족한 사람은 보통 펩신도 함께 부족하고, 단백질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복용법은?

펩신이 함유된 베타인 HCL을 고르셨다면, 단백질이 포함된 식사를 하시며 도중에 보충제를 복용해 보세요.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이나 복부 팽만감이 없으면서 소화가 한결 수월해진 느낌이 들면 위산부족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최소 서너 번 이상 계속 시도를 해 보시면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으실 수 있겠습니다.

 

6. 장복할 시 주의사항은?

어차피 위산저하증은 병원에 가시더라도 대증요법에 따라 치료할 뿐입니다. 따라서 위산이 부족하다 판단하셔서 이후 베타인 HCL을 수시로 복용하게 된다면 꼭 기억하실 게 있습니다. 바로, 약간의 '유도리'인데요. 한 끼 식사에 단백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또 소식을 하셨다면 굳이 보충제를 꼭 챙겨드실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투여량은 위장 상태와 매 끼니의 구성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게 맞고요.
우선 권장량보다 더 소량으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시며 테스트를 해보시고, 만약 뱃속이 훅 뜨거워지면서 타는 듯한 느낌이 들면 물을 더 마시거나 음식을 좀 더 먹어서 당장 급한 불을 끄고, 보충제의 용량을 적절히 조절하면 되겠습니다. 

 

7. 정리하자면 베타인 HCL은

 

장점

✔️처방전 없이 손쉽게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다 

✔️위산의 pH를 신속하게 낮추며, 그 효과는 일시적이다

✔️적정 복용량을 준수할 경우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

 

단점

✔️당장 소화기 염증이나 궤양이 있는 사람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의존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진통제(애드빌, 부루펜, 뉴로펜, 모트린, 타이레놀, 아스피린 등)와 함께 복용해선 안 된다 위장 출혈과 궤양의 위험이 있음

 


앞서 저산증과 역류성식도염에 관한 포스팅에서도 한번 강조했지만, 저산증은 위에서 시작된 문제가 소화기 전반의 문제로 번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소화가 덜 된 음식으로 인해 아랫쪽 소화기관에 연쇄적인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음식물과 섞여 들어오는 여러 병원체가 살균되지 못하고 바로 체내로 들어오게 되니까요.

주변에 소화를 잘 못하고 얼굴이 누렇게 떠서 돌아다니는데 약을 먹어도 그때뿐 별 소용이 없다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좀 붙잡고서라도 대신 이야기를 해주세요. 당신은 위산 부족으로 인한 만성 위염, 만성 식도염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병원을 찾아가서 그냥 증상만 읊기보다 혹시 위산과소로 인한 위염은 아닌지 한번 물어 보시는 것만으로도 치료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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