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에 좋은/나쁜 의외의 음식 (경험담)

역류성 식도염 15년차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경험담이고, 저와 비슷한 체질과 증상을 가진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역류성 식도염의 근본 원인

역류성 식도염은 보통 위산과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로 외국에 살면서 식초나 레몬이 들어간 샐러드를 매일 같이 먹는데, 산도가 높은 음식으로 인해 식도염이 악화되진 않는 것 같아요.

왤까요? 역류의 원인은 위와 식도가 연결된 괄약근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기 때문인 건 다들 아실 텐데요. 도대체 이게 왜 헐거워지는 걸까요?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음식물을 충분히 분해할 수 없을 때,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물면서 소화액이 과도하게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소화가 왜 잘 되지 않을까요? 너무 간단한데요. 바로, 위산의 분비가 충분치 않고 농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저산증이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 위염의 근본 원인일 수 있다는 거죠. 이 경우 위산 억제제(PPI)는 당장의 고통은 줄여 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뿐이고요. 그런데 실제 병원에서는 위산 과다와 저하를 구분하지 않고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가 되죠.
저는 뭣 모르고 이 약을 참 오래도 먹어 왔습니다. 잘 사용하면 약이지만, 제겐 독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 같은 시행착오를 겪으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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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 저하의 원인과 증상

위산이 줄어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저처럼 위산 억제제를 오래 먹어온 경우도 그렇고, 헬리코박터 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도 원인이 되고요. 또한 노화 현상으로, 40대 이후부터는 위산이 점차 감소해 70대가 넘어가면 젊고 건강하던 시절의 50% 정도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밖에 아연이 결핍된 경우, 저염식을 하는 경우에도 위산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위산 부족의 증상은 속쓰림, 가슴통증, 복부 팽만감, 트림, 구역, 장 트러블 등의 위장 불편감과 함께, 칼슘, 마그네슘, 철, 비타민 B, 비타민 D 결핍과 같은 영양소 결핍, 탈모, 손발톱 약화, 면역력 저하 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영양소들은 산과 결합을 해야지만 우리 몸에 흡수가 되기 때문인데요.
위장 불편감은 사실 위산 과다로 인한 소화기 증상과 큰 차이가 없어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구별 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올려 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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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 식단 바로 알기

그럼 저산증이 원인이라는 기준 하에서 역류성 식도염에 좋다/나쁘다 하는 대표적인 식품을 쭉 살펴보겠습니다. 

 

피해야 할 음식

˙기름진 육류를 포함한 고지방식
˙산도가 높은 음식(식초, 레몬, 오렌지, 토마토 등의 신맛 과일) ❌
˙맵고 자극적인 음식
˙짠 음식 ❌
˙양파
˙초콜렛 
˙술
˙카페인 음료 (커피, 녹차, 홍차)
˙탄산음료
˙유제품
˙담배

✔️산도가 높은 음식은 보통 피해야 한다고만 알고들 계시죠. 그런데 역류가 너무 심해서 당장 가슴 통증이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식초나 신맛 과일을 식사 직전이나 식사와 함께 소량 드셔 보세요. 소화가 한결 수월하다는 걸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빈속에 드시면 안 되고요. 많이 드셔도 안 됩니다.

✔️짠 음식을 피하라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물론 과도하게 짠 식습관은 식도염의 원인이 되지만, 양질의 소금으로 적절하게 간이 된 음식을 먹는 것은 중요합니다. 소금이 소화액 속의 염산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재료이기 때문인데요. 한의학에서도 소금은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장 기능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담배도 기호식품이라고 생각해 넣어 봤습니다. 담배 피우시면서 식도염 고칠 수 있을 거라고 꿈도 꾸지 마세요. 금연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챙겨 먹어야 할 음식

˙저지방식
˙현미밥 ❌
˙콩 ❌
˙생채소 ❌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소화하기 쉽고, 소화 속도가 빠른 음식을 먹어서 영양분은 공급해주되 위장 부담은 줄여 줘야 합니다. 현미밥 같은 도정하지 않은 곡류는 건강엔 좋지만 약해진 위장에는 부담이 되죠. 쌀을 재료로 만들어진 떡도 단단히 뭉쳐 있기에 소화가 더디고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콩, 견과류 역시 어느 정도 위장 기능이 정상화된 뒤에 드시고요. 양배추,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가 체질에 관계없이 위장 점막 재생에 큰 도움이 되는데요. 당장 속이 아프고 힘들다면 우선은 익혀서 부드럽게 만들어 드세요. 그렇다고 씹지 않고 꿀떡꿀떡 넘기시면 안 되겠죠. 죽이 되레 독이 되는 이유가 바로 충분히 씹지 않기 때문인데요. 꼭꼭 잘 씹어 천천히 먹는 게 소화의 기본입니다. 
✔️단백질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시면 지방이 적은 고기 부위를 잘게 다져서 죽에 넣어드시면 좋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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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 억제제를 반드시 끊어야 하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이를 복용할 경우 위산의 분비가 줄어 전과 같은 수준으로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산증 악순환의 고리에서 보듯 근본적으로 위염과 식도염을 불치의 영역으로 몰아넣게 되는 거죠. 물론 단기간 사용하여 손상된 점막이 회복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알고 치료를 받는 것과, 단지 전문가의 처방을 받았다고 수년째 아무 생각 없이 약에만 의존하는 것(바로 과거의 저)과는 차이가 있겠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돌도 씹어 소화시킬 정도로 건강한 위, 식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