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레시피, 그릭 요거트 소스 짜지끼(tzatziki)

오늘은 지중해의 만능 요거트 소스, 짜지끼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여름이라 생채소를 많이 먹게 되는데요. 한여름 쌈장에 풋고추 찍어 먹던 맛을 그리워하다가 아쉬운 대로 짜지끼라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고기며 채소며 온갖 걸 다 찍어 먹어도 좋은 소스, 몸에 좋은 것만 넣었는데도 희한하게 맛이 겁나게 좋은 디핑 소스입니다. 뭐, 겨울에도 안 먹는 건 아니지만 여름에 특히 별미인 것 같아요. 만드는 과정도 정말 간단합니다.

 

짜지끼 재료

묽지 않은 그릭 요거트 300g (설탕 들어간 것 제외)
오이 큰 거 1개 
마늘 1톨 (작으면 2톨)
화이트와인 식초 3T (없으면 레몬으로 대체)
올리브 오일 3T
딜 또는 민트잎 한 줌
소금, 후추

 

1.
우선 강판에 오이를 갈아줍니다. 껍질은 취향껏 벗기셔도 좋고요. 저희집 강판은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완전 곤죽이 되어 버렸는데요. 위에 사진에 보시는 것보다 오이의 형태가 조금 살아 있게 갈아 주시는 게 좋아요. 그래야 나중에 씹는 맛도 있고 향도 살아 있습니다.

2.
그다음, 간 오이 위에 소금 후추, 화이트와인 식초 1T를 넣고 절여 주세요. 1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혹시 화이트와인 식초가 없으시면 레몬으로도 대체 가능한데요. 둘 다 없으시면 사과식초도 괜찮을 것 같아요. 양조식초는 신맛이 조금 강하니까 양을 적절히 조절해 주시고요. 식초의 산도 역시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가감하시면 되겠습니다.

 

3.
묽지 않은 꾸덕한 질감의 그릭 요거트에 간마늘, 올리브유 3T, 식초 2T, 소금, 후추 뿌려서 잘 섞어 줍니다. 다진마늘 말고 간 마늘 쓰시면 잘 섞이고 훨씬 좋아요. 짜지끼 소스는 사실 마늘맛 요거트 소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알싸한 마늘향이 살아 있어야 하니 마늘이 너무 작다면 한 톨 더 넣어주시고요. 

생각보다 소금도 많이 들어가는데요. 한꺼번에 많이 넣지 마시고 조금씩 맛을 보면서 추가해 주세요.

 

저희 가족은 원체 레몬을 좋아해서 레몬즙도 조금 넣어 주었습니다. 귀찮아서 바로 짜 넣었더니 씨 골라 내다가 성질 버릴 뻔했네요... 레몬 넣으시면 신맛이 너무 강해지지 않게 간을 봐가며 잘 조절하세요.

 

4.
절여놨던 오이의 물기를 쪽 빼주세요. 보통 면보를 많이 사용하는데, 전 세탁하기 귀찮아서 그냥 체망에 올려놓고 수저로 눌러 주었습니다. 손으로 짜셔도 상관 없어요. 디핑소스라 묽어지면 맛이 없기 때문에, 손으로 꾹꾹 눌러서 수분을 최대한 제거한 다음 요거트와 잘 섞어 줍니다. 

 

5.
마지막으로, 준비해둔 딜을 가위로 싹뚝싹뚝 잘라서 넣어 줍니다. 주방가위는 한국인의 비밀병기죠! 굳이 도마 안 꺼내셔도 됩니다. 딜이 구하기 어려우시면 민트 잎을 조금 넣어 주셔도 좋고요. 둘 다 없다면 하는 수 없지만, 넣으시면 확실히 맛이 달라요. 오이와 딜이 만나면 가슴 속까지 청량해지는 맛..! 은 조금 오바고, 요거트의 느끼함을 잘 잡아 줘서 뒷맛이 깔끔합니다. 딜 특유의 향이 요거트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릇에 예쁘게 담고 자연광에 사진까지 잘 찍었으면 완성! 짜지끼는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하루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하시면 마늘 맛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그래서 전 만들 때 대량으로 만들어서 냉장고에 절반 정도 넣어두곤 하거든요. 다음날 먹으면 확실히 더 맛있습니다.

 

오늘은 숙성이고 뭐고 과카몰리까지 준비해서 새우 타코 만들어 한 쌈 잘~ 했습니다. 사워크림 대신 짜지끼 소스 올리고 소세지까지 넣었더니 완전 꿀맛! 빵만 찍어 먹어도 맛있고, 다이어트 중이시면 채소 스틱 찍어 드셔도 좋고요. 짜지끼 한번 만들어 두면 집에 있는 묵은 빵이며 채소며 남아나질 않네요. 30분도 안 걸리는 초간단 레시피이니 냉장고 청소 겸 한번 만들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