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확인하다가 충격적인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실린 포토 뉴스(링크)인데요. 완전히 불에 타 폐허가 되어 버린 자신의 집 앞에 한 남자가 서 있는 모습입니다. 연기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지 방독면까지 쓰고서 말이죠. 영원히 끝나지 않을 재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요즘,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메인 토픽으로 다뤄졌던 기록적인 호주 산불이 어느새 다른 기록적인 뉴스들 아래 깊이 묻히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그 기억을 잠시 다시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2019년 9월 ~ 2020년 2월 13일 산불 종식 공식 선언
대한민국의 크기와 맞먹는 면적(1,030만 헥타르 ↑)이 불에 탐 (2019년 아마존 화재 시 90만 헥타르)
자원봉사자를 비롯 최소 40명이 사망, 다수 실종
대략 3,000여 가구 유실
10억 마리 이상의 포유류, 조류, 파충류가 화재로 죽음
뉴 사우스 웨일스 지역의 8,000여 마리의 코알라가 끔찍하게 타 죽음
코알라 서식지의 30퍼센트가량이 연소됨
113여 종의 동물이 멸종 위기에 처함
과연 회복이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처참한 기록인데요. 검색을 조금 해보니 지금 호주에서는 저처럼 입으로만 떠드는 대신, 분주히 몸을 움직이는 과학자와 시민 모임이 있더군요. 감동적인 이야기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수만 년 동안 호주 땅에서 살아온 다수의 식물 종들이 이 산불로 인해서 완전히 멸종했을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그럼에도 자연이 화마의 상처를 딛고 스스로 재생하는 과정을 이해하려는 목적에서 이 프로젝트는(링크) 시작되었는데요.
과학자들이 산불이 있었던 광대한 범위를 모두 살필 수 없기 때문에 '시민 과학자'들이(링크) 나서서 식물, 이끼와 같은 지의류, 곰팡이, 그리고 동물 들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프로젝트입니다. 과학 민병대 같은 이런 조직이 있다는 사실도 탐나고, 활발한 활동도 멋진데요.
현재까지 550여 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고, 벌써 약 2,800여 종의 동식물 사진이 모였습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숲 속에서도 열심히 싹을 틔우는 작은 생명들을 상상하면, 좀 간지럽긴 하지만 그래도 감동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 20년 사이에 호주의 코알라 개체수가 약 3분 2로 급격히 줄었다고 하는데, 이런 노력들이 번져 나가서 앞으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전 지구가 온난화에 몸살을 앓고 우리나라도 매년 예측 불가능한 이상 기후에 시달리는 만큼, 이 모든 게 먼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지는 않는데요. 느닷없이 불어닥친 바이러스의 여파로 온 나라가 멈춘 것 같은 이 비현실적인 시점에, 힘을 모아 위기를 이겨 나가는 호주인들의 모습과 어린 새싹들이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
* 산불이 호주 생태계에 미친 영향이 궁금한 분들은 호주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이곳에서(링크) 다양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theguardian.com/environment/2020/mar/01/australia-on-the-frontline-ask-an-expert-about-climate-change-and-its-effects
theguardian.com/environment/2020/mar/04/bushfires-likely-to-have-killed-about-5000-koalas-in-nsw-report-finds
youtube.com/watch?v=yNdWtNlJEzw
ala.org.au/blogs-news/citizen-science-and-bushfire-recovery/
inaturalist.ala.org.au/projects/environment-recovery-project-australian-bushfires-2019-2020
blog.csiro.au/tag/bush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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